<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명약이라 불리는 웃음>
웃음이 가진 미덕을 질병 치료에 접목시킨 웃음치료법이
의학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즐거운 마음이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단순하고 추상적인 명제를 넘어서서, 의학적으로 입증된 실질적인 효능들이 이 치료법에 대한 믿음을 더한다.
어린 아이들이 하루 400번 웃는데 반해, 어른이 되면 6번 정도로 웃음의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란 말은 그래서 생겨난 말일 게다.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적으로 7.1년을 더 오래 사는 이유도 자주 웃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웃음과 건강의 긴밀한 상관관계는 예부터 강조되어 온 덕목이다.
서양속담에 ‘웃음은 내면의 조깅이다’라는 말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 어른들이 믿었던 웃음의 미덕과 그 위상은 거의 불로장생의 명약쯤으로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웃음은 즐거운 마음에서 비롯될 진데, 마음의 힘과 기(氣)의 흐름, 그 불가시한 세계의 초월적 힘을 동경했던 이들로선 즐거운 마음이 곧 건강한 몸을 만든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리라.
의학적으로 입증된 웃음의 효과
스탠퍼드 대학의 윌리엄 프라이 박사는 웃음의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람이 마음의 기쁨을 가지고 한번 크게 웃을 때면 평상시 움직이지 않던 근육 중 230개 이상이 움직인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산소와 영양분이 피부 곳곳에 전달돼 피부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
사람이 1분 동안 마음껏 웃으면 10분 동안 에어로빅, 조깅, 자전거를 탈 때 일어나는 물리적, 화학적인 긍정적 변화를 몸 안에 일으키게 된다.”
질병 치료에 대한 웃음의 실효를 입증하는 연구 사례들은 외국에서 특히 활발하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가벼운 코미디 영화인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와 심각한 전쟁 영화인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실험 참가자 20명에게 보여주었다.
48시간의 간격을 두고 각각의 영화를 관람한 실험 참가자들은 관람 직후 팔 위쪽 동맥의 혈액 흐름에 알아보기 위한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전쟁영화를 분 뒤에는 20명 가운데 14명이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 흐름이 나빠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코미디 영화를 본 뒤에는 20명 가운데 19명이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 흐름이 개선되는 결과를 나타냈으며 이런 상태는 45분 동안 지속됐다고 한다.
암치료와 관련한 웃음의 실질적 효능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세 일본 오사카 의대 박사팀은 웃음치료가 암세포를 잡아먹는 자연살해세포(NK)를 14%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표했으며,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1~5분 정도 웃으면 NK 세포가 5~6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웃음치료에는 부작용이 없다
웃음이 야기하는 이러한 효과들에 착안한 것이 바로 웃음치료다. 웃음치료는 각종 암이나 만성질환, 특히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기 쉬운 심장병 등의 치료에 많이 이용된다.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린 환자가 갖기 쉬운 부정적인 생각 등을 줄이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웃음치료가 특히 효과적이라고 평가되는 질환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능성질환이라고 한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 의하면, “기능성질환의 90%는 스트레스, 성격, 우울증 등이 원인으로 웃음치료를 통해 삶의 동기 부여, 대인관계 개선 등의 효과를 분명히 볼 수 있다”고 한다.
포천중문의대 강남 차병원은 암 대체요법클리닉에서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웃음치료와 면역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주치의 이병욱 교수의 말에 따르면, 웃음치료는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시행되는데, 첫 진단 때 몇 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환자들이 몇 년째 정상생활을 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웃음치료로 행복을 찾은 사람들**
*노먼 커슨즈*
미국의 의학저널리스트인 노먼 커즌은 난치병을 웃음으로 극복하여 화제가 된 인물이다. 1979년 노먼 커즌은 그의 저서 ‘환자가 느끼는 병의 해부’를 통해 웃음의 질병 치료 효과를 세간에 알렸다.
병원에서도 포기했던 노먼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였다.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이 골반에서 시작돼 척추로 번져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지는 류마티스 병이다.
환자들은 이 병이 진행되는 시기에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잠을 설치게 된다. 병원에 입원한 노먼은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병원 문을 나섰다. 곧장 병원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에 들어가 코미디 비디오와 몰래 카메라 프로그램을 보고 실컷 웃었다.
실컷 웃고 나니 고통이 사라졌다. 웃고 나면 진통제나 약의 도움 없이 잠들 수 있었다. 웃음의 효과는 의사들에 의해서도 확인되었다. 노먼의 적혈구 침강속도가 떨어지고 염증이 가라앉은 것이다. 노먼은 마침내 병을 이겨냈다. 웃음이 병을 몰아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웃음이 이 병을 치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의사들도 인정했다.
그는 “웃음은 방탄조끼다. 해로운 감정이 스며들어 병을 일으키는 것을 막아주는 방탄조끼”라고 말했다.
*패치 아담스*
까마귀 인형이 달린 모자, 빨갛고 동그란 코, 꽃무늬 와이셔츠에 물방울 무늬가 새겨진 알록달록한 가운. 이와 같은 어릿광대의 복장을 하고 병원에서 환자를 돌본 의사가 있었으니, 이는 할리우드에서 그의 이름을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던 패치 아담스 박사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었던 그는 환자가 아닌 의사 위주로 운영되는 병원 시스템에 크게 실망하고 ‘환자를 위한 진료’의 꿈을 갖게 된다.
이를 위해 60년대 후반 버지니아 의과대에 입학한 그는, 광대로 분장해 말기 암환자나 어린이 환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독특한 치료법을 폈다.
그가 일으킨 것은 ‘기적’이었다. 가망 없던 환자들이 그로 인해 웃음을 터뜨리며 회복세로 돌아섰던 것. 그는 “환자는 불안감, 외로움, 지루함에 시달린다.
이들은 약이나 수술보다 같이 놀아줄 친구가 더욱 절실하다”는 자신의 이론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71년 졸업 후 동료들과 새로운 개념의 진료소를 세운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게준트하이트 연구소가 그것. 게준트하이트는 독일어로 건강이라는 뜻이다.
‘웃음치료, 환자중심, 왕진위주, 가정진료’라는 기치를 내세운 그의 진료실에선 고통에 찬 신음이나 병을 고쳐달라는 환자의 하소연 대신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그는 이 진료소를 12년 간 운영하며 가난한 사람 1만5천여 명에 대해 무료진료를 하기도 했다.
(매일경제에서 발췌) |